로맨틱 코미디의 진수!
→ 실미도에 태극기에... 요즘 한국 영화들 잘 나가니 도통 외화가 낯이 서질 않는다.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이 80%를 넘어섰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좋은 일이다. 특히 강제규 감독의 제작후기를 들으며 이 사람은 기존 감독들과의 어떤 다름을 느꼈고 한국영화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암튼... 이런 때에 쉽게 나가떨어지지 않고 그나마 오래 극장에 붙어있던 외화 한 편이 있었으니... 바로 이 영화, 'Something's Gotta Give'이다. 캐스팅이 좋아서 그런가? 잭 니콜슨에 다이앤 키튼에 키아누 리브스라...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 영화는 실로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시나리오 좋고...
→ 예순이 넘은 주인공 잭 니콜슨은 20대 초반의 여성이 아니면 만나지 않는다. 결혼도 한 번 안한 '총각 할아버지' 인 것이다. 이런 설정부터가 흥미를 끈다. 20대 여친의 집에 놀러가서 그녀의 엄마와 사랑에 빠지는... 이 영화에서의 백미는 그것이다. 얼핏보면 등장하는 인물들의 마음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 같지만 결국 모든 것이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이 서로의 마음을 숨기는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이었고 모든 것이 그 둘의 해피엔드로 귀결되게 시나리오가 짜여져 있다는 것이다. 시나리오가 매우 훌륭했다. 이 정도 로맨틱 코미디라니... 박스 오피스 1위를 할 자격이 있는 영화다.
사랑에 관련된 심리변화는 메신저로는 안돼...
→ 잭 니콜슨의 심적변화가 참으로 재미있다. 60이 넘은 노인이 연애를 어떻게 하는지 모른단다. 그냥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일을 몇 십년 한지라 사람을 진실하게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재미있다. 결말에 사랑을 고백할 때는 '첫사랑' 이라고 얘기한다.. 푸하하하. 특히 채팅하는 장면이 몇 번 등장하는데 참... 채팅을 좋은 사랑표현의 수단이 되지 못한다. 얼굴도 목소리도 없이 자판으로 하는 사랑표현이란 말도 되지 않는다. 너무 쉽게, "사랑한다!" 라고 쓸 수 있지 않는가.
잭 니콜슨은 "I miss you" 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잘 지내라는 그녀의 한마디에 백스페이스키로 이 말을 지워버린다. 그리고는 "Take care..." 로 끝을 낸다. 이게 바로 채팅의 맹점이다.
이걸 보고 열연이라고 한다네...
→ 잭 니콜슨의 연기에 반했다. 그의 코믹연기에 반했다. 그리고 다이앤 키튼의 숨김없는 연기에도 나는 혀를 내둘렀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받지 못했지만 충분히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연기였다. 그 두 중년의 배우들이 이 영화를 매우 진실되고 훌륭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 로맨틱코미디를 보고 배우의 연기에 감동한 건 첨일세...
결국 이렇게 헤피엔드... 사위가 될 뻔 했었던 사람이 남편되다...!
그래서?
→ 지금 하고 있는 극장이 있는지는 몰겠다. 있으면 봐라. 근데 머... 찾아다니면서 볼 필요는 없고 비디오나 봐라, 나중에. 특히 로맨틱 코미디라면 치를 떠는 인간들은 보지말고 사마리아나 보러 극장에 직행하고 나머지 걍... 어느 정도 인생을 즐기고 사는 넘들은 꼭 봐라... 여친 손을 잡고 봐도 괜찮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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