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우리는 장상 총리 지명자의 인사청문회를 보았다. 이 영화는 '여성' 이기 때문에, 민주당원이기 때문에 겪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그렸다. 혹자는 이 영화를 장상 총리의 그것에 비교한다. 하지만 장상 총리의 경우는 달랐다. 그녀는 여자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런 측면이 없다고 전면 부정은 못하겠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의 그 여자와 다르다.
장상과는 다르다...
이 영화는 클린턴이 르윈스키 파문으로 곤욕을 치를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골수 민주당 지지자인 로드 루니 감독은 공화당을 전면 공격하면서 정치와 사생활은 엄연히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을 핸슨이라는 이 여성 부통령을 통해 말한다. 낙태 선택권, 사형 철폐, 가정의 총기류 압수, 미성년 담배 판매금지, 선거법 개정안, 정치와 종교의 분리, 평등 조세, 국제 정치와 군사력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 등은 모두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책 노선이고 공화당의 보수적인 면과 억지스러운 면을 집중 비교한다.
음모를 꾸미는 꼬락서니를 보니 한나라당을 보는 것 같군...
인사청문회의 과정이 우리와 많이 닮아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이 나라, 미국에서도 '정치와 사생활은 별개' 라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동감하지 않는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를 한 사람이 어떻게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구상할 것이며 자식 군대 안 보낸 사람이 어떻게 국가 안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의혹' 이라는 이름으로 해당후보에 멍에를 씌우는 일은 지양되어야 마땅하지만 밝혀진 사실은 추궁받아 마땅하다. 이 영화의 핸슨처럼 '정치와 사생활을 별개' 라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으로 뻔히 밝힐 수 있는 일을 밝히지 않고 바보처럼 앉아 다른 얘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신념이라면 아주 바보같은 신념일 것이다. 어떤이의 'A가 아니냐?' 는 질문에 'A가 아니다.' 라고 대답한다고 사생활을 정치에 연결시키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 역을 맡았던 제프 브리지스는 연신 fucking 을 외친다. 이곳 저곳에서 음식을 주문한다. 이것은 클린턴과 많이 닮았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연신 답답함을 느꼈다. 자신이 지지하는 당에 대한 충성영화의 한 편이랄까. 필름 낭비였고 시간 낭비였다. 미국놈들이 이런 류의 영화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는 모르지만 시간 아까운 영화였다. 어설프고... 특히 마지막에 그녀가 대통령에게 밝힌 사실들은 코미디였다. 성인군자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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