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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국가 : 프랑스 / 영국 / 독일
◆ 등급 : 12세 이상
◆ 상영시간 : 148 분
◆ 장르 : 드라마
◆ 배급사 : 감자
◆ 제작 : 로만 폴란스키 / 로버트 벤무사 / 알랜 사드
◆ 감독 : 로만 폴란스키
◆ 각본 : 로날드 하워드
◆ 촬영 : 파웰 에델만
◆ 음악 : 보체크 카일라
◆ 편집 : 허브 드 루즈
◆ 미술 : 알란 스타스키
◆ 에이드리언 브로디 --- 블라디슬로 스필만
◆ 토마스 크레슈만 --- 윌름 호센펠드
◆ 프랭크 핀레이 --- 아버지
◆ 모린 립맨 --- 어머니
◆ 에드 스토파드 --- 헨릭
◆ 제시카 케이트 메이어 --- 할리나
◆ 줄리아 라이너 --- 레히나
◆ 엘밀리아 팍스 --- 도로타
◆ 루쓰 플렛 --- 제니나
이 영화를 보며 다시 한 번 예술의 힘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특히 음악과는 달리 비주얼이 가미된 영화라는 장르의 매력을 피아니스트를 보며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유대인이나 독일인에 대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나에게 유대인들의 뼈 아픈 과거를 단 두 시간만에 각인시켜 줄 수 있는 장르는 영화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비슷한 시기에 우리 민족이 겪었던 시련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다. 요즘 야인시대의 배경이 되는 시절인데 야인시대가 3류 드라마를 지향하면서 일본인들이 조선인들보다 훨씬 의롭고 멋있게 묘사되어 나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지만 그들이 저지른 만행 (731부대 포함)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일본으로 달려가 도시락 폭탄을 들고 뛰어들고 싶다.
우리나라는 왜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영화를 만들지 못할까. 요즘 고이즈미가 야스쿠니 신사를 또 한번 참배함으로써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외교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새끼들은 정신을 못 차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외적으로는 굉장히 착하다. 아니, 바보스럽다. 예전에 독일의 블라터 총리는 사죄하는 의미로 무릎까지 꿇었는데, 그래도 명석한 유대인들은 그 때의 만행을 간접적으로 폭로하는 영화들을 끊이지 않고 생산해 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야인시대나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등 뭐를 봐도 일본놈들이 우리보다 시스템적으로 훨씬 발전되어 있고 꼭 의인들이 한 두놈씩 등장한다. 착한 일본인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친절함인가. 이런 얘기는 해서는 안되지만... 식민지의 습성이 아직도 남아 있는건 아닌지...
영화 얘기하자.
로만 폴란스키는 이 영화로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다. 70세가 다 된 그는 예전 '쉰들러 리스트' 의 연출 제의를 거절한적이 있다. 그 때는 아직 준비가 안 되어있었는지 이번에는 슈필만(독일발음은 슈필만이다)의 눈을 빌어 그 참상의 현장을 고발한다. 피아노라는 매개를 이용해, 피아니스트라는 힘없는 예술가를 통해 그 시절을 연상시킨다. 그 자신이 폴란드계 유태인이기에, 그 자신의 어머니가 포로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기에, 그 자신의 가족이 게토에서 생활했었기에 이 영화는 어쩌면 70세가 다 된 그에게 반드시 마무리 해야할 숙제였을수도 있다. 어머니를 그렇게 잃은 감독이 만든 작품치고는 상당히 많이 자제되어 있다고 불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 충격받았던 두 세 장면 (밤중에 유대인들을 불러 줄을 세우고는 어디로 데려가냐고 묻는 여자를 머리에 그냥 한 방 쏴 버리는 장면, 어떤 집에 침입해 식사중인 유대인 가족들을 일어서라고 명령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계신 할아버지가 못 일어나자 두 명이 휠체어를 들어 베란다 밖에서 거꾸로 들어버리는 장면, 일 못할만한 사람을 모두 엎드리라고 그래서 한 명씩 머리에 총을 쏘는 장면...) 빼고는 그리 끔찍하다고 불릴만한 장면들은 없었다. 가스실 같은 좋은 소재가 있지만 그는 자제했다. 그것이 자제냐고 반문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유명 감독이고 어머니가 731 부대에서 돌아가셨다고 해보라. 일본의 만행을 낱낱히 고발하는 영화를 제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한 명씩 죽인다...
영화는 전반부에 슈필만과 가족들의 억압받는 생활을 그리고 있고 후반부에는 슈필만 홀로 죽지 못해 사는 장면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에는 가족들이 모두 끌려갈 때 슈필만 혼자 도움을 받아 살아나게 되는 과정을 그렸고 유대인 전체의 시각이 중심이었으며 후반부는 본능적인 삶에 대한 의지로 살아가는 슈필만 중심의 스토리가 펼쳐졌다.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연기는, 그의 표정은 배우가 아닌 것 같은, 실제 다큐멘터리 필름을 보는 듯 생생했으며 연기에 대해 논하기가 무상할 정도였다. 또한 그를 제외한 모든 배우, 심지어는 엑스트라들 까지도 어떻게 그렇게 연기력을 갖추었는지 영화보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였다. 특히 고층빌딩에서 슈필만의 시각으로 아래에 레지스탕스들과 독일인들이 싸우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그것은 게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치 정밀했으며 기발했다.
마지막 장면 폐허가 되어 흑백 영화처럼 그려지는 게토의 모습과 뚜껑을 열 수 없는 통조림 하나는 해가 뜨기 바로 직전의 절망감(해가 뜨기전에는 해가 뜰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황)을 그려내는데 만점이었고 마지막에 쉰들러처럼 등장하는 독일장교 호센필드와 슈필만이 피아노 치는 장면은 생각보다는(엄청난 기대를 했었음) 감동이 덜했지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못 먹어서 걸을 힘도 없던 슈필만이 그렇게 치고 싶었던 피아노 앞에서 마지막 연주가 된다고 생각하고 그의 영혼의 힘으로 혼신을 다해 건반을 두드렸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한 줄기 빛이 피아노를 비추는 모습은 훌륭한 메타포였으며 자유의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아니나 다를까 곧 러시아 군대가 독일군을 장악한다.
이것이 마지막 연주가 될 것인가...
혹자는 마지막 장면의 인위성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한다. 거기 하필 왜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었으며 호센필드는 왜 옷까지 벗어주는 호의를 보였을까... 이 사람들아. 그런게 이 영화에서 논란거리가 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거기에 관해서는 입 다물어라. 충분히 별 5개짜리 영화였다.
아래에 리플로 달겠지만 어떤 기자 한 명은 유대인들의 태도에 대해 불만이 많다. 가해는 기억 못하고 피해만 기억한다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해도 없는 순진한 나라, 이런 나라에서 왜 피아노 같은 영화는 안 나오고 조폭(요즘은 많이 죽었다)들이 설치는 영화가 극장에 버젓이 걸려 상영순위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지... 우리나라의 문제많은 감독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특히 4 발가락 같은거 다시 한 번 만들면 내가 분신자살 하겠다. 감독을 먼저 죽이고...
유태인이라는 표시의 완장을 차고 피아노를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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