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바... 흐르는 눈물을 참으며 2시간 20여분을 보냈다. 목놓아 울고 싶었다. 억울하고 미칠 것 같았다. 어디서도 하소연 할 수 없는 저런 상황... 난 무지하게 눈물이 나더라...
본 영화는 백동호 원작의 '실미도' 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총 출동해서 쌩고생을 하며 만든 영화다. 물론 실미도는 실화이며 그 실화를 '국화꽃 향기'의 김희재가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화 되었다. 흥행귀재인 강우석 감독은 단순히 격렬하게 훈련받는 것만으로는 영화적 요소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인간미'를 본 영화의 최대 덕목으로 삼고 '니네들 여기서 울어야 될걸...' 하는 의도를 100번 읽고도 남음이 있는 장면들을 여러군데 흘려놓았다. 특히 사회 부적응자들, 영화식 표현대로 인간 쓰레기들이 모이면, 또 힘든 상황에서 만난 친구들의 우정은 배가 된다고 했던가. 그들의 우정과 의리는 연신 관객들의 눈물샘를 자극한다. 과히 성공적이다. '역시 강우석'이라는 말 밖에....
개고생했다지만....
→ 실제 실미도에 들어가 촬영을 하였다. 물론 아무 것도 없는 섬이라서 조명기계와 발전기를 들여오는데만 8000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헬기를 이용했는데 삼성항공에서 가지고 있는 헬기가 세계최대란다) 거기다가 물 속에서 총쏘고 난리 부루스 떠는 장면을 찍기 위해 '퍼펙트 스톰'을 비롯한 수 많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제작된 지중해의 몰타 공화국의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감행했고 (촬영 당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로이' 의 거대세트장이 자리잡고 있었단다) 눈이 나오는 장면을 찍기 위해 뉴질랜드로 향했단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배우들 모두가 그야말로 스턴트맨 수준이었고 거기에 따른 스텝들의 고생을 생각하면 정말 설경구의 외침 "실미도를 잊고 싶다!"란 말을 실감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는 관객... 스텝이나 배우가 고생했다고 영화 보지 않는다. 우리 관객들도 돈 벌어먹고 살라고 개고생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영화 그 자체다. 글치 않나?
시나리오, 배우, 감독의 삼박자...
→ 비주얼이니 뭐니 해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토리다.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비주얼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할 지 몰라도 시나리오 과정에서 어느 정도 그 영화의 승패는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세련된 시나리오를 명작으로 빛나게 만드는 것, 그저그런 시나리오를 세련된 영화로 구워내는 것이 감독 이하 스텝과 배우들이 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본 영화 '실미도'는 그 어느 것도 모자람이 없이 잘 반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칫하면 어색한 의리 운운하는 내용이 식상할 법도 하지만 안성기, 설경구, 허준호를 비롯한 배우들에 의해 가공되었고 어색하고 썰렁할 뻔했던 수중촬영이 강우석 감독과 스텝들에 의해 명장면으로 거듭났다. 한마디로 괜찮은 영화 되겠다.
그니깐...
→ 올해 한국영화는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실미도'다... 별 5개가 아깝지 않은 영화들이다... 굿... 베리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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