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_01.gif) _02.gif) _03.gif) _04.gif) _05.gif) _06.gif) _07.gif) _08.gif)
|
|
|
|
|
아무래도 빨리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추석 때 많이 먹었던 것들이, 그대로 살로 저장되어 도데체 들어갈 생각을 안한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우연히 아래를 내려다 보기라도 하면, 갑자기 짜증이 밀려온다. '아씨...배좀봐...' ㅋㅋㅋ...
어제는 안양고 다닐때 편지 주고 받았던 초중고 동창을 만났다. 우리가 고 1 이었던 94년도에 보고 못봤으니... 음...8년만인가. 첫눈에 알아봤는데, 걔는 나보고 하는 말이 어른같단다. 그럼 우리가 사춘기 청소년인가 뭐.
그 앤 이제 막 공익 근무 마치고 복학한 학생, 나는 직장인. 그래서 그런가 보다.
6시반에 만나 근 4시간 동안 밥먹고 맥주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만감이 교차하더군. 그 애도 그랬던 것 같다. 가장 풍부했던 감수성과 순수함, 미래에 대한 설레임, 우물안에서 막 튀어나온 개구리로서 겪었던 '첫'일들에 대한 기억...
걘 초딩 때 여러번 같은 반이었는데, 5학년 때 미국에 갔다가 엄마가 막내 동생을 가지시는 바람에 중 2 때 다시 귀국했다. 다시 내가 다니는 중학교로. 그리고 우리는 고등학교도 같은 곳으로 갔다.
고딩 때 우리 1학년 여자반은 4반, 남자반은 8반이었는데, '짝반'을 만드는 학풍이 있었으니 경쟁 또한 치열했다. 우연찮게 걔네반이랑 우리반이 짝반이 되고, 걔랑 나는 편지 주고 받는 '짝번'까지 되는 우연이 있었다.
내 생일 때 교실로 케잌 배달해주고, 하교길에 막 떠나려는 봉고차로 달려와 음료수 전해주고, 비오는 날 우산이 없던 내게 말없이 우산 받쳐주던 일....
1학기 동안 걔네반과 우리반을 통틀어서 우리가 가장 오랫동안 편지를 주고 받았었다고 한다. 사귄다고 오해할 정도로.
난 아직도 그 때 그 애한테 받았던 편지들 역시 간직하고 있는데, 정말 가끔씩 읽어보면 웃음이 난다.
서로 마주치면 쑥스러워 말 한마디 제대로 건내지 못했으면서도 편지로는 어쩜 그리 술술 말도 잘했는지....ㅎㅎ
난 한창 체력 땜에 많이 힘들어했었고, 그 앤 한창 공부에 의욕이 넘칠 때였는데...
어제의 우리는 8년간 늘 가끔 만나온 사이처럼 편했고, 많은 공감을 나누며 이야기를 했다.
우리의 주된 대화는 경영관련 서적들에 관한 것들이었다. 생명공학이 전공인 그 애는 경영학도 복수전공한다 했는데, 얼른 자기도 직장생활 하고 싶다고 했다. '글쎄다......'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을 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동성같은 존재라고. 그래서 그렇게 부담없이 세상 얘기, 나의 얘기들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거라고. 참 다행이라고.
너무 많이 돌아보지 않기. 돌아보면 예전같지 않은 지금의 내 모습에 적잖은 아쉬움으로 가슴미어지니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현실의 상황과 사람, 지금하는 생각 등등에 너무 많은 의미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다 따지고 들면 결국 변명으로 이어지기가 더 쉽더라.
그리고 변하기. 한마디로 앞만 보고 가잔 얘긴데......
남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이런 글을 써보는 것도 나쁘진 않네. 이런 식으로라도 뱉어내는 건 정신 건강에도 좋겠지 뭐.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