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 그야말로 맛이 갔던 홍콩 느와르... 영웅본색에 눈물 흘렸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던 사람들은 홍콩 느와르가 그립기도 할텐데... 사실 나의 초딩, 중딩 시절도 홍콩 느와르의 연속이었다. 주성치가 등장해 물을 흐리기도 했지만 주윤발, 유덕화, 양조위 등으로 대변되는 느와르는 한 시대를 풍미한 엄청난 장르였다.
이중 스파이의 만남... 누가 나쁜 놈이게?
몇 년만인가? 홍콩 느와르가 돌아왔다. 유덕화, 양조위 부대를 이끌고... 홍콩반환 이후, 느와르의 거부 주윤발이 헐리우드로 진출했고 영원한 오빠 이연걸이 '리셀웨폰', '로미오 머스트 다이' 등의 어색한 옷을 입다가 요즘 '영웅'으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그리고 현재, 홍콩은 이 영화 '무간도' 를 필두로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홍콩 현지에서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을 누르고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홍콩 사람들도 어지간히 그리웠나 보다.
이런 영화 좋아한다. 벌겋고, 꺼먼거... 느와르의 상징이지...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니 예전에 날아다니며 총을 쏘고, 한 대 맞고 절대 죽지 않던 그들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변했다고나 할까, 그 동안에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 영화, '무간도' 는 이중스파이라는 맥거핀을 택했다. 조직의 일원이지만 인정받는 경찰이 되었고 경찰이지만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 그리고는 6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서로 지쳐간다.
내가 이 영화에 검은 별 네개와 흰 별 하나의 엄청난 점수를 준 이유는 내가 예전 홍콩 느와르의 팬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유덕화가 멋있고 양조위의 눈빛에 매료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감독과 배우의 예술적인 심리묘사가 이 영화의 '핵' 이다. 유덕화와 양조위의 카리스마가 일정 역할을 했겠지만 이 영화는 심리묘사란 측면에서 헐리우드보다 훨씬 뛰어났다.
기 싸움... 패자는 죽음이다.
이 영화를 계기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할 홍콩 느와르를 지켜보겠다. 기대한다. 할리우드는 식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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