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영화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지의 제왕'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12시 30분 정도에 표를 끊었다. 많이 잤으니 잠은 오지 않을터이다. 영화가 생각보다 길었다. 사람도 많았고...
영화를 보고난 후 애마를 타고 달렸다. 감정의 최고조였다. 그 감정이라는 것이 글로, 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것이다. 나는 왜 운명적인 사랑이 없나? 나는 왜 지금 혼자인가? 따위의 유치한 생각들이 아니고 여타 여러가지 생각들... 무엇인지 꼭 집어서 말 못하겠지만 암튼 그런거다.
보고나서 비디오를 집어 던졌던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 작품이다. '엽기적인 그녀'를 찍은 사람이라는 것이 믿기 어려울만치 달랐다. 연애소설에서 차태현을 '쓰다듬기' 로 녹여버린 손예진이 출연한다. 다른건 그저 그렇지만 댄스가 예술이었다. 이 영화에서의 히어로는 단연 조승우이다. 그의 연기력은 이미 인정받았지만 흥행작이 없어 관객들에게는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인물이다. '춘향뎐' 에서의 모습은 간데없고 새로운 이미지의 그가 우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의 캐릭터는 단연 성공적이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과거를 99점으로 치면 현재는 70점도 안된다. 그리고 막판에 드러나는 조인성과의 인연은 실로 엽기적이다. 억지스럽기 짝이없다. 다소 긴 러닝타임에 이 정도 만들었으면 최고지만 그래도 그 억지스러움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밤에 봐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괜찮았다. 영화라는 장르가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별 5개를 망설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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