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wook's Web Lif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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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

(2004-04-17 04:23:41, Hit : 1305, Vote :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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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人... 부끄럽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만 27세.........의 청년입니다. 아름다운 청년...

부산에서 몇 번의 투표를 했었는데 저의 첫 선거는 대통령 선거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1번 후보가 이회창이었죠. 동네아저씨가 선거하러 들어가는 저의 등을 자꾸만 긁었습니다. '왜 이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등에 '1'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를 찍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왜냐.. 당시에는 별 개념이 없었거덩요.

머리가 자라고 나에게도 이념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친구들간의 의리, 선후배간의 정, 여성학 공부 말고 다른쪽으로도 머리가 커가기 시작했습니다. 좌, 우라는 것을 알았고 한창 기든스 교수의 '제3의 길'이 유행처럼 번졌을 때 '제3의 길'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사색하던 청년이었습니다. 좌란 무엇이며 우란 무엇일까. 나는 과연 좌일까, 우일까. 이런 고민과 갈등의 시간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이념, 사회과학 서적들에 재미가 생기고 하루하루의 생활은 토론, 지금 생각해보니 토론을 위한 토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세계화의 덫'을 읽고 80:20의 사회에서 나는 20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내심 흐뭇해 했지요. 내 생각엔 내가 똑똑한 놈이었으니까요. 정치라는 것을 알게되고 이념이라는 것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 새끼는 '완전' 좌파야..", "고리타분한 저 우파새끼..." 이 딴 식으로 말이죠.

어느덧 17대 총선이 치러졌습니다.

2004년 4월 17일 4:15 a.m. 이 순간 나는 부산의 시민이라는 것이 너무너무 부끄럽습니다. 지금은 페이퍼상 서울시민이지만 머...... 저의 도시는 부산이죠. 암튼...

총선 결과방송을 보며 새어나오는 한숨은 비단 저 뿐만의 것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 땅에 분명 정의는 있는 것인가? 의구심도 들었고 사람들이 생각을 하는지 안 하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한나라당과 득표수에서 큰 격차가 없었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입니다. 바뀌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물론 열린우리당 뽑는게 정의는 아닙니다. 하지만 후보선택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논리는 있어야 할 터인데 도대체 정 모의원의 당선은 후세들에 어찌 설명하실랍니까? 얼마나 국민들을 우습게 알지 걱정이 앞섭니다.

이 순간은 부산 사람들이 너무 밉네요. 내가 자란 곳이지만.. 너무 싫네요. 담주에 가야되는데 그다지 설레이지도 않네요. T지역은 아주........... 정내미가 떨어집니다.

그만 써야겠네요. 눈이 반 쯤 감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