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wook's Web Lif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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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

(2003-09-16 18:49:04, Hit : 1613, Vote :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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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단상...

태풍이 오던 그 날... 엄마, 매형들과 훌라를 치다가 친구들과의 약속이 생각났다. 근데 도저히 갈 분위기가... 창 밖을 보니 바람소리가 공포스러울 정도였고 때마침 정전이 되서 온통 암흑...

나갔다.

무대뽀 친구들... 못 가겠다고 전화했다가 욕만 먹고... 의리니 뭐니를 들먹이며 꼼짝 못하게 만드는 작전... 말리시는 엄마를 등 뒤로 하고 나섰다. 하아... 우산을 펼 수가 없었다. 지하철까지 가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 같고 바로 앞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차가 없었다... 비상등 켜고 다니던 몇 대만...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암흑... 모든 동네가 정전이었다.

저쪽에 있던 가로수가 뽑혔다. 간판이 날아다녔다. 간판을 피했다. 아... 이건 아니다. 집까지 들어가는 길에 세상에서 제일 센 바람이 불어 잠깐 어디 피했다. 이미 어떤 아줌마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둘이 같이 떨었다. 그리고는 뛰어서 집으로...

영화 '트위스터' 가 생각났다. 편안하게 기대서 콜라나 마시면서 보던 그런 장면들... 그처럼 심하지는 않아도 이건... 정말 아비규환이고 공포였다. 자연이 나를 공포스럽게 한 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다음 날... 부산 시내를 도는데 온통 복구작업... 떨어진 간판들.. 무너진 건물들... 날씨는 무~지하게 좋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크레인이 무너졌다는 뉴스도 들리고..

크레인? 음... 피해가 크겠군... 하고 넘겼는데.. 이런... 회사에 출근하고 나서 전화를 받는데 묻는다. "크레인 보셨죠?" "예... 참.. 그거... 생각보다 비싸데요..." 뭐 이러는데... "그래서 선적 안됐어요.."

헉...

내 컨테이너를 집는 크레인 이었다. 이름이 GANTRY CRANE 이란다...

14th typhoon(MAEMI)

* Date & Time : 21:09 ~ 21:12 Hrs on Sep. 12, 2003
* Place : DPCT, Busan, South Korea
* Details of Damages : 6 Gantry Cranes were demolished by 43m/s strong winds

약혼한 커플이 죽었단다. 여자를 구하려고 뛰어들었단다... 아... 나 같으면 밟고 일어섰을거다... 안됐다. 저 세상에서 행복하겠지... 다음 세상에 다시 만나시오...

뭔 소리냐?

암튼... 자연은... 무섭다... 영화 한 편 추천하고 싶다.

"Core"

비디오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안 본 사람 꼭 봐라.... 자연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