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wook's Web Lif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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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

(2006-10-30 02:33:43, Hit : 1247, Vote :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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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오랜 시간 한국을 비운 사이 못한 것 2개가 있다.......... 헬스와 영화.......

헬스는 담부터 열심히 하고........... 일단 영화를 보러 가자....... 타짜 이후로 업뎃이 안되어 있어 볼 영화가 널려 있을 터이다....

오늘 친구 범준이의 결혼이라 부산에 갔다 왔고..... 또 나름대로 넘넘 슬픈 일이 있어 기분전환도 할 겸...... 마냥 웃을 것 같은 영화 '라디오 스타'를 봤다......

여기서 이 영화에 대한 이런 저런 평은 생략하기로 하자......... 그런거 안 쓴지도 오래됐고 지금 별로 쓰고 싶지도 않고.......

암튼 기분전환하러 일요일 밤 12시가 다 되어서 극장에 갔는데......... 갔다온 지금 기분이 더 꿀꿀한 건......

나는 88년 가수왕도 아니었고 재기에 성공한 락가수도 아니다. 그런데 영화보며 눈물을 흘리게 만든 건... 나도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는 시나위 세대도 아니며 이남이 세대도 아니다.... 서태지 세대지.........

보는 내내.... DJ 시절이 생각났다. 라디오 DJ 가 아닌 무도장 DJ 였지만서도...... 영화 보는 내내 예전의 내 모습이 생각난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형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아마 최곤이랑 비슷한 나이대가 되었을 법한 형들.......... 최곤의 이야기는 그 형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최곤처럼 재기에 성공하고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 나이에 라디오 DJ 는 해도 나이트 DJ 는 안 시켜 줄 터이다...) 자신들도 최곤처럼 예전 모습 떠올리며 살고 있을텐데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모르는 형들........... 가끔씩 너무너무 궁금한데.......... 그 영화를 보고 온 지금이 그런 날이다........ 심하게........

찾을 수가 없다....... 어디 나이트 가서 물어봐야 세대교체 다 되어서 모를 것이고...... 이름과 나이로 어떻게 싸이 따위로 찾을 마음 여러 번 먹었지만 그 시절 그 형들은 가짜 나이와 가명을 썼었기 때문에 나는 생김새, 성격을 비롯한 모든 것을 다 알아도 본명과 나이는 모르는 것이다. 아는 사람도 몇 있긴 한데 대부분 모른다..........

1. 박민석 - 본명 박봉석...... 상고 중퇴... 였나, 졸업했나 모르겠다... 내가 제일 따랐고 제일 친했던 친 형 같은 형이었다. 제일 찾고 싶은 사람인데 나이를 모르겠다. 스타일로 봐서 싸이 같은건 절대 하지도 않을 것이고......... 내가 대구에서 '악의 구렁텅이(?)' 에 빠져 있을 때 전화 통화하며 했던 그 한마디... "나한테 거짓말 하지마라...... 시발놈아.......... 그럴라고 지방갔냐? 그럴라고 개고생하며 연습했냐?"............ 형수도 생각난다. 본가가 정읍이었고...... 너무 착했던 형수...... 바퀴벌레를 잘 잡았고 내 앞에서 겁주던 기억.......... ㅡㅡ;;

2. 김영민 - 본명도 김영민이라고 우겼는데 알 수 없음.... 잘 생기고 키크고 음악도 잘하던 형이었는데 줄을 잘못 타 성인 나이트와 지방을 전전하다 내가 소개해줬나? 암튼 잘 나가는 디스코텍에 입성했던.... 위의 봉석이 형과는 내가 친구 만들어줬고.... 내가 학생으로 복귀하고 영민 형은 밤생활을 접겠다며 집에서 놀고 있을 때... 교대에서 술을 한 잔 한 기억은 아직도 뚜렷하다.. "현욱아.. 오락실에서 Easy DJ 해봤냐?" "아뇨......... 오락실을 잘 안가서.." "나 되게 잘하는데 요즘은 잘 안한다........ 야........ DJ가 말이야.. 한 번 해봐...." "근데 요즘 왜 안해요? 질려서?" "아니.......... 다시 DJ 하고 싶어져서.... 베이스 소리만 들으면..... 당장 달려가고 싶어....." (하긴 나도 그만두고 1년 여간은 나이트를 아예 안 갔다.. 베이스 소리가 나를 유혹하기 때문에......)

3. 강성윤 - 대전에 있을 때 만난 형.... 나보다 2-3 살 많았었는데 경력은 나보다 짧아 나를 되게 대우해 줬던..... 너무나 착했던 형.... 내가 다른 곳에서 나이를 4살이나 속였었는데 다른 DJ 와 우연히 함께 하게 된 자리... 나는 성윤 형이 "현욱아..." 하면 칼 맞을 그런 자리에서 성윤이 형의 첫마디... "현욱이형... 요즘 어디서 일해요?"

수없이 많다. 넘버 one, two, three 로 보고 싶은 형이고...... 아...... 동생 채민이.... 가명이었고 본명은 서의상이었던가? 내가 실제로 본 남자 중에 제일 잘 생긴, 원빈보다 잘 생겼었던 동생... 같이 다니며 많이 놀았는데...... 특히 X바로 팔려갈 뻔 한 사건...... 광안리 야타... 사건....

그러고 보니... 날 따르던 동생들이 많았구나...... 백댄서 명덕이.... 본명을 썼었는데 개그맨 김명덕 닮았다고 내가 맨날 명덕이라 불러 크리스마스에 나한테 카드 주면서... "춤 잘추는 동생 명덕이가..." 라고 썼던.... 그 편지는 아마 아직 부산집에 내 책상안에 있을 거다.......

아 참......... 이 사람은 꼭 써야된다.......... 한윤구......... 아마 본명일거다....... 대구 줄리아나에 있을 때
Main DJ 였는데 술버릇이 보통이 아니었다. 맨정신엔 정말 좋은 형인데 술만 먹으면 괴물이 된다. 영업 끝나고 새벽 3시......... (당시에는 그랬다) 회의하자고 모아놓고 난데없이 "개새끼들아!" 하며 맥주병을 던져 내가 피했었던 경험.... 회의 끝나고 난....... 저런 인간과 일을 해야한다는데 회의를 느끼고 하늘색 대형 쓰레기 봉지 2개에 옷을 다 넣어서 기차타고 부산으로 도망왔었다..... 숙소에서 가는 나에게 (한윤구 빼고 나머지는 주택을 구해서 다 같이 살았었다) 가지말라고 말리지는 못하고 '나도 곧 따라가께' 하며 쓰레기 봉지 들어주었던 승범이 형... 호 형...... 이 후 수많은 윤구형의 당근과 채찍... "야... 용서해 주께.... 대구 함 와라....." 한 달 쯤 뒤에 찾아갔더니 옆에 있는 당시 대구에서 줄리아나 다음이었던 No 2 의 B&B 라는 곳을 소개시켜 주었다.... 술 안 마시면 천사...... (For your informaion, 당시 DJ 는 한 업소에서 찍히면 전국네트워크가 워낙에 잘 되어있어 잘 나가는데서는 일을 못하고 성인나이트나 락카페 같은데 전전할 수 밖에 없었다)

암튼 4년의 경험이었으니 수없이 많은 사람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 OB모임이라도 있으면 가 볼텐데.... 밤에 움직이는 자들은..... 모임이 없다....... 기껏해야 대낮에 축구하는 아저씨들 좀 있었고... 그만둘 때 욕도 많이 먹고 배신자 소리도 많이 먹고....... 이후에 학교 복학 후 또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20대 초반을 몽땅 바친 그 밤 세계는 거칠고 힘든 만큼 추억도 제일 많다.......

라디오 스타 보는 내내 그 형들, 동생들이 순간순간 삽입 형식으로 그 영화에 양념되서 내 머리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