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wook's Web Lif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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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

(2005-05-16 01:10:18, Hit : 1251, Vote :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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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콜로세움

역사책에서 콜로세움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로마인들이 참으로 잔인하고 망한게 정말 다행이라는 유아적인 생각을 했었다. 영화 'Gladiator' 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과 웃고 즐기는, 자기안의 어떤 욕망을 싸움과 죽음으로 해소시키던 잔인한 인간들 속에서 우리 영웅 '막시무스'는 화려하게 돌아온다.

당신이........ 당신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아니, 사람들이 어떤 특정선수를 응원하고 있는 스포츠라면 덜 억울할 수도 있다. 담배 피우고 술 마시며 히히덕 거리는 인간들 앞에서 목숨걸고 싸우는 모습이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런 끔찍하고 잔인한 일들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난생 처음 간 Gimme 5....... 본인 원래 K1 이나 Pride를 좋아하긴 한다. 그러나 그들이 경기하는 바로 앞에서 술 마시며 담배피면서 느긋하게 즐길만큼 잔인하진 않다.

암튼........... 갔다. 사업부장님과의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갔다. 좋다. 처음이라 한 번 가보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는데 잘됐다 싶었다. 첫판부터 트랜스젠더들이 나와서 쇼, 말 그래도 쇼를 했다. 좋다...... 그래....... 그 넘들도 인간인데....... 그리고는 경기가 시작되었다. 2경기를 했었는데 둘 다 선수부상으로 경기가 중단되었다. 사회사는 연신 "시시해서 미안하다........." 며 사과를 했고...... 좀 아쉽긴 아쉬웠다.

한참 있다가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갔는데 웬 119 구급차.............

아무나 잡고 물어보았다...... 그렇다. 두번째 헤비급 경기에서 눈이 찢어진 선수가 죽었단다. 시시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던 사회사의 멘트, 그 시시한 게임을 했던 선수가 목숨을 잃은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술기운과 담배연기 안에서 엄청나게 맞고서........ 후일 신문을 보니 딸 돌을 앞두고 그랬단다.

모르겠다. 본인도 K-! 팬이고 약간 변형된 스포츠지만 그 자체에 대해서는 뭐라 그럴 마음은 없다. 스포츠다. 그래........... 근데 예전 로마의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그런 풍경들에서 내 기분은 뭔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 때 집에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치 무슨 죄인같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