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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s Web Life, here...

djbaek

(2002-12-20 01:03:19, Hit : 683, Vote : 131)

대법관을 누른 빈농의 자식

나의 수퍼컴퓨터로 띄운 연합뉴스의 노무현 대통령 당선 front page

부유한 집안에서 돈 걱정않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최고급 빌라에서 살아온 대법관과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 갈 돈이없어 상고를 졸업하고 고시에 합격한 인권변호사의 대결...

월세금만 천 만원에 달하는 빌라에 사는 대한민국 최고층의 전형과 장가 갈 아들의 전세금이 없어 걱정인데 자신은 '체어맨' 을 타야함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사람의 대결...

국민들은 후자를 택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희망이 있고 국민의 의식은 높아졌다. 영감들이 권위의식을 가지고 nonsense 를 온 몸으로 실천하던 시대가 노무현 당선을 필두로 변화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램이고 인제는 노무현에 흠뻑 취해있었던 나를 버리고 냉정하게 우리 지도자로서의 노무현을 만나며 그의 대통령직 수행능력을 지켜볼 뿐이다.

외국언론들의 반응을 조회해보다 어느덧 시간이 1시를 넘겨버렸다. 모두들 미국과의 공조와 북한 핵문제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이회창보다는 부시와의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된 의견이었다.

당선 후 당사에 들려 노무현이 취했던 행동에서 MBC의 엄기영은 '권위주의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은 새로운 모습' 이라며 기쁨을 잔뜩 표현했다. 엄기영 앵커도 노무현 지지자였다는 것이 한 눈에 드러났다.

한 편 SBS 는 개그맨 김종국을 노무현의 고향인 김해에 파견해 노무현이 좋아하던 고사리를 먹으며 개 오버를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노무현의 집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옆 집 옥상에 설치된 카메라로 노무현의 집안을 촬영해 내보내던 모습에서 트루먼 쇼를 생각하게 했다.

이회창의 짤막한 기자회견에서 이회창이 약간은 불쌍하게 느껴졌지만 그건 나의 '착한' 심성에서 나온 잠시동안의 동정이었고 그보다 불쌍한 사람은 이 세상에 널려있으며 다시 본모습인 호화 생활로 들어설 그를 생각하니 동정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제발 정계를 떠나 TV 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이회창 손을 붙잡고 오열하던 탤런트 김인문의 병신짓에 한 숨이 나왔다.

물론 내가 노무현 지지자로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병신 김인문을 흉내 낸 개그콘서트의 동네이장 (이름은 모르겠다) 을 비롯해 윤도현을 맹비난하고 그 유명한 멘트 '부정부패가 없을 것 같아서 지지합니다.'라고 하는 바보맹구 심현섭, '자유주의 국가에서 내 맘대로 하는데 딴 놈을은 지랄마라.' 고 소리치던 박 철을 비롯한 쪼다들이 TV 브라운관에서 사라져 양로원에서 봉사활동 좀 했으면 좋겠다.

우리 시대의 정의는 아직 죽지 않았으며 시민의식도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오늘은 기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내일부턴 냉정히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을 판단하리라. 물론 노사모도 이제는 지원활동을 그만두고 노무현의 정치 컨설팅이나 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본다.

'노무현의 눈물' 이 쌩쇼가 아니었음을 확인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전에도 내가 이 게시판에 쓴 적이 있지만, '눈물' 이란 것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리더십의 상징아닌가.

오늘 받은 노무현의 축하와 국민의 기쁨이 presidency 에도 계속되어 노무현이 대통령직을 떠날 날에도 국민의 축하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노무현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

암튼 오늘은 (날짜 지나서 어제) 전반적으로 너무 기쁜 날이었고 나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었던 건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