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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s Web Life, here...

최선화	(2002-10-23 16:10:18, Hit : 919, Vote : 138)

프로페셔널의 조건

그러고 보면, 우리부모세대에서는 앉아서 일하는 소위 펜대굴린다는 사무직을 선호했음을 회상한다. 시대는 변했고, 구조조정이니 뭐니 해서 그 자리도 그다지 편하지 않게 되었다지만...

공부를 해야 된다... 그래야 니가 살기 편하다 라는 어른들의 말에는 아직 내가 많이 살아보지 못했기에, 그 당위성에 대해 100% 동감하지는 못하지만, 사실, 공부를 해서 상대적으로 느끼는 박탈감도 없지 않다.
내가 배운 공부란 것이, 별쓸모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란 책을 읽었을때 묘한 대리 만족을 느꼈다. 내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것...
석사, 박사 공부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는 이 땅에서, 과연 저렇게 공부해서 얼마나 가치있는 일을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공부 그자체를 즐기는사람이라면... 그것은 당연하리라... 하지만...내가 보기엔...

나도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이것은 나의 웃긴 자존심에 근거한 보상심리이리라... 고등학교때 쌔가 빠지게 공부한 그 노력.
차별화된 인재로서의 자존심.

하지만, 그당시, 난 단지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안타깝게 내 인생을 조망하지 못한 큰 결함이었지만, 덕분에 내 인생에서 그런 경험은 다시 못해볼것이므로... 난 인정한다. 내 미련하도록 순수했던 그 노력들을...

내가 상실감을 느꼈던 것은, 소위, 내가 호감이 가는 일들은 죄다 고졸로서 충분하다는 것이다.
고졸이 모두 머리가 나쁜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대졸과 고졸의 미묘한 커뮤니케이션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나의 대학시절을 완전히 무시하고 그들과 동화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대학졸업장 머 그리 대단할까 하지만, 웃기지도 않지만, 나 스스로가 억지로 역행하려하는 것 같다는 바보같은 생각도 든다.

다가오는 시대를 호흡하려 한다.
피터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 진정한 프로는 무엇인가 진심으로 생각하게 한다.
전문적인 지식. 그것은 교과서가 아니다.

공부를 해야된다는 부모님의 말씀은 맞다. 단지 어떤 공부를 하는가... 그것이 관권이다.

대학시절, 고등학교 졸업하고 컴퓨터 유통쪽으로 간 오빠가 있었다. 어린마음에 왠지 모를 괴리감과 그 오빠의 부족함을 느낀 적이 있었지만, 그는 현재 그 업계의 최고가 되어있고, 나와 같이 놀았던 대학교 오빠는 현재 어학연수 갔다와서 아직도 빌빌거리고 있다.
업계 최고가 된 오빠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내가 말했다. ' 대학안나온것 오히려 잘 한 것 같애..' 남들보다 더 소중한 실무능력과 사회를 배웠으니깐...
그러자 그 오빠는' 아직 대학을 안나온것이 잘한 짓인지는 모르겠다.'라고...
그 말은, 곧,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학력...
그러나. 그것도 무색할 시대가 얼마남지 않음을 예감한다.
진정한 지식인은, 졸업장이 아닐 시대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