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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s Web Life, here...

hyunwook

(2003-07-09 00:31:25, Hit : 999, Vote : 174)

호텔 로비...

나는 호텔이 참 좋다.
객실도 좋겠지만 난 호텔의 로비를 참 좋아한다.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는 멋진 남자, 이쁜 여자들도 좋지만 언제나 나를 뿌듯하게 하는 것은 외국인들과 같이 엉켜있는 한국의 직장인들...

강남의 한 호텔에서 바이어를 만났다. 혼자 바이어를 만나는건 처음이라 약간은 어색했지만 어차피 익숙해져야 할 일... 호텔입구에 들어서니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영어, 일어들이 들린다. 더듬거리는 사람, 유창한 사람, 몸으로 설명하는 아저씨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좀 팔아볼거라고 애쓰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이 때가 비로소 내가 한국의 경제인이라는 것을 느끼게 할 때이다. 강남에 있는 호텔이라 이렇지 롯데 호텔만 가더라도 일본 기집애들 널려있다. 관광와서 노는 것들... 물론 일본 영감과 아줌마들도 득실거린다. 베트남 호텔에 우리나라 사람들 많은 것처럼... 기분 나쁘다. 암튼...

오늘 만난 2명의 바이어 중 한 명은 나이가 좀 드신 분으로 아주 부티가 줄줄 흘렀다. 성급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도 실로 방대하며 내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아주 예술이었다. 다른 한 명은 technical manager로서 푸근한 옆집 아저씨같이 생겼는데 1시간 30분 동안이었지만 아주 친해졌다. 기술자지만 한국경제 전반의 지식과 호주경제 등을 나열하며 언제나 말을 마치면 나를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하기를 요구했다. 까까머리의 꼬마같이 보일텐데 뭘 알거라고... 하지만 덕분에 아는거 모르는거 다 끌어들여 잠시 경제 전문가가 되었었다.

바이어를 한 두명 만난거 아니지만 오늘따라 이 두 사람이 정말 맘에 들었고 어떻게든 물건을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만 매번 나의 의견을 묻고 친구처럼 격식없는 대화를 하는 서양인들을 보면 참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옆 테이블의 일본말 더듬더듬거리며 바디 랭리지하던 중소기업 사장같이 생긴 아저씨도 든든했다.

오늘 그 호텔로비의 장면이 잠시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서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함 적어봤다. 그나저나 새 홈피는 언제 오픈할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