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 내성적인 성격, 깔끔한 외모, JSA 감독... '공동경비구역 JSA' 라는 영화는 정말이지 나를... 미치고 환장하게 만들었었는데... 송강호 성대모사도 하고 (호응은 머...) 영화에 심취해 당장 학교 때려치고 충무로에 뛰어들고 싶은 욕망을 무지하게 생기게 했던 영화... JSA...
B급....
'복수는 나의 것'... JSA를 찍은 감독이 만든 영화라면 누가 믿을까 싶을 정도로 '하드'한 영화... 웃음도 대화도 없고 드라이한 화면전개와 스토리.. 잔인함이 판치는 상황들... 보고나서 '기분 더럽다' 소리가 절로 나올 영화...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의 경계를 인정하지는 않지만 박찬욱 자신은 정말 잘 될 줄 알고 만들었다는데 실제는 흥행참패... 작가주의 영화라는 멍에(?)를 쓰고 그는 '올드 보이' 를 찍었다. 자신이 계획하는 복수 3부작 중 2부라며...
과연 박찬욱이라는 감독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지 그 누구도 단정할 수 없을 것이다. 확연히 차이나는 작품 스타일... 감독으로서의 재능이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는 과연 무엇을 지향하는 감독인가...
결론은 B급 감성일테다...
B급 감성 옹호론
→ '올드 보이' 심야를 때리고 나서는 길... 추위와 어둠이 날 맞이했고 무언가 모르는 카타르시스가 가슴속에 솟구쳤다. 15년 간의 그 사설감옥 생활. 왜 갇혀 있는지, 언제 나갈지 모르는 감옥에서 최민식은 범인들이 상상하지 못할 복수심을 키웠을 것이다. 그의 대사처럼 복수심이 그의 '성격'이 될만큼... 최민식에 나를 이입해서 영화를 보던 나는 눈물이 날 정도로 억울했다. 씨바......
그런데 그를 만났다. 어떤 계기로 (물론 아주 큰 사건이었지만) 최민식은 15년간의 복수심은 어디로 가버린 채 유지태의 구두를 혀로 핥고 기어다니면서 개처럼 짓는다. 심지어는 혀를 칼로 자르기까지... 15년간 쌓아놓은 복수는 이렇게 결말이 난다. 철저한 B급이다. 복수하려는 방법도 B급이었고 문제해결하는 방법도 철저히 B급이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씨바... 영화 왜 이래..." 했을 수도 있겠지만 극장을 뒤로하고 걸어가는 나에게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것은 나 자신도 B급 감성을 지향하기 때문일테다.
장도리 액숀...
답을 알았다. 가끔씩 느껴지는 그 평범함에 대한 반항... 아름다운 파티 석상보다 비오는 날의 더러운 뒷골목에서의 쥐 떼들을 떠올리는 나의 감성... 나는 A급 감성으로 나 자신을 포장하며 27년 1개월 21일을 살았지만 나는 다름아닌 B급 감성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복수는 나의 것'이란 영화도 나에게 잔인하고 더럽다는 인상보다 '따뜻함'이 느껴지게 했다. 말도 안되지만 '복수는 나의 것' 이라는 영화는 나에게 희망적인(?) 영화였다. 여담이지만 L모양에게 내 이런 얘기를 했더니 오빠랑 되게 어울린다고 했다. ㅜ.ㅜ 하지만 그건 아니다. 난 A급으로 포장하고 살 것이다. 앞으로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냉정히 생각해 보라... 당신은 A급 감성을 가진 자라고 확언할 수 있는가?
흥행?
→ 동명 일본 만화를 각색해서 만들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감금되었다는 사실 빼고는 전혀 다르게 제작되었다. 그러기에 일본으로 고가에 수출도 가능했을 것이다. 국내의 흥행열풍은 단순히 관객들이 최민식의 '과잉연기'를 보려고, 또는 유지태의 '능글맞음'을 보려고 극장을 찾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자신안의 B급이 가슴속에 요동쳤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 두 번 보고 싶다는 넘들... 나도 그랬지만 그런 넘들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B급 일테다.
이것들도 B급일까?
나는...
→ '살인의 추억' 만한 영화가 올해 나올까 싶었지만 그에 대적하는 영화가 나오고 말았다. 어떤 영화가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둘은 전혀 비교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감독이라면 나는 '살인의 추억'이란 작품을 지향하지만 실제로 내가 내놓는 작품은 '올드 보이'가 될 것 같다는 점에서 나는 박찬욱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라고 해야 될 성 싶다. 머리속에는 '낭만자객'이나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가 있을지언정 난 '올드 보이'나 '복수는 나의 것'을 찍었을 것이고 관객 앞에 우뚝 섰을 것이다. 돌을 던지라면 던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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