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로 대부분의 음악을 소화하는 백현욱이 거의 유일하게 꼭 사는 CD... Eminem.
대학교 몇 학년때지? '박 미' 로 부터 생일선물로 받았었다. Eminem 이 뭔지도 모르는 시절, 쳐박아 놓고 안 듣다가 '18세 미만 판매금지' 라는 금지의 문구를 CD 에서 본 것이 기억나 살짝 들어보았다. 금지를 사랑하는 나... 그 후 나는 과히 Eminem 의 추종자를 자칭하며 그에 관한 Essay 를 비롯해 사진, 콘서트 등 그와 관련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알아내고 싶어 별 짓을 다했다. 그리고 나의 우상이라고까지 칭했다. 지금도 칭한다.
에미넘의 고독... 랩의 원천 아닐까?
금영노래방 기계에 'Stan' 이 있었다. 몇 번 시도를 했지만 도저히 혀가 돌아가지 않았다. 또한 일반 팝송과는 달리 그냥 가사보고 구렁이 넘어가듯이 넘어갈 수 있는 종류의 쏭도 아니다. 'Without Me' 가 금영에 또 출시되었다. 시도해 보았다. 역시 좌절이었다. 하지만 꼭 외우고 말테다. 이건 말이지, 랩 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영어실력'의 차이다. 가사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어도 도통 뭐가 뭔지 모른다. 이 놈의 노래는 특히 연결되는 것도 많고 fucking yankee 문화를 밑바탕에 살짜기 깔고 있어 깜둥이 문화, 동성연애자, 마약쟁이, 백인중심사회, 쓰레기 가수 등에 대한 배경을 모르면 영어 졸라 잘하는 놈이라도 해석시 수많은 좌절을 할 것이다. 물론 거의가 슬랭이고...
내 꼭 'Without Me' 는 외우고 말테다.
껄렁껄렁한 새끼들... 요런 놈들이 또 랩은 잘해요...
영화 얘기하자.
'Of the Eminem, By the Eminem, For the Eminem!' (사람 앞에 'the' 가 오면 안돼요~) 그렇다. Eminem 영화다. 감독이고 연기고 영상이고 스토리고 지랄이고 다 필요없다. 오직 Eminem 이다. 다른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니 이 영화를 보고나서 연기가 어떠니, 감독이 추구하는 세계가 어떠니 얘기하는 놈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야 되는 개구리 같은 놈이다. 그러므로 내 우상이 나왔지만 난 과감히 별 세개를 때렸다. 왜냐? 영화가 아니다. 이게 무슨 영화냐? 별 0개 짜리지만 Eminem 좋아하는 놈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거라고나 할까.
랩 대결을 하는 장면에서의 가사를 보면 참, 정신이 없다. 완전히 저질... 세계에서 제일 저질. 그렇다. 이게 바로 랩의 근원이다. 절대 고급스럽지 못하다. 정장입고 나와서 랩하고 덤블링하고 지랄 염병을 하는 국내 boys group 들, 니들이 랩을 아냐? Eminem 의 인기비결은 단연 랩 실력뿐이 아니다. 그가 자라온 환경을 보라. (이 영화는 Eminem 의 어린 시절과 거의 흡사하다) 아버지 어려서 가정을 버리시고 돈이 없어 흑인 빈민가에서 백인 혼자 덜렁 학교를 다니니 왕따는 따놓은 당상. 엄청나게 맞았단다. 그리고 그들과 동화되기 위해서, 그리고는 흠뻑 빠져버린 랩. 그런 Eminem 의 눈에는 이 미국이라는 나라가 온통 위선 덩어리다. Grammy 시상식 축하공연에 'fucking Grammy' 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은 Eminem 뿐이다. 작년에 발매됐던 앨범 'The Eminem Show' 의 1번 곡이 'White America' 가 아니더냐. 뉴키즈언더블럭이 많은 X를 빨았다는 초엽기 가사를 앨범에 떳떳하게 싣고 boys group 을 역겨운 십새들이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은 Eminem 뿐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랩 대결... 이 세상의 있는 욕, 없는 욕이 다 나온다. 욕 대결이다...
아무도 딴지 걸지 않는다. 열광할 뿐. 물론 개자식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이 시대를 가장 정확하게 보고 있는 사람이, 그리고 가장 정확하게 자신의 앨범에 투영하는 사람이 바로 따돌림 당하던 패륜아, Eminem 이라고...
내 아를 나도! 이것들 뭐하러 가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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