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wook's Web Lif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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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wook

(2003-12-29 11:42:41, Hit : 1358, Vote :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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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아저씨의 실미도...

택시 아저씨는 나의 친한 친구다... 십인십색의 택시 아저씨를 보면 서민경제와 여론을 가장 잘 알 수 있다.

영화 '실미도'를 보고 택시를 탔다. 살짝 말을 꺼냈다.. 그러니 그 기사분은 당시 (실미도 사건 당시) 공군소속 군인이셨다고 한다. 영화 안 본지 십 년이 넘은 것 같다면서 내가 영화 얘기를 하니 "그런 얘기도 다 나오나요?" 하시며 꼭 보러 가야겠다고 하셨다. 그는 당시의 기억을 그나마 생생히 하고 있었다. 서울에 '무장공비 출현'... 영화에서 나오는 얘기다. 김신조 이야기와 실미도 위치까지 설명하며 김신조 때문에 군 생활 엄청 힘들게 했다고 투덜대셨다.

그리고는... 내가 박 대통령 이야기를 좀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 분이 아니었으면 우리 나라는 지금 필리핀 수준이야..." 이러신다. 허허...

나는 딴지를 걸었다. 얼마전 어떤 택시기사가 "노무현 X새끼" 라고 욕을 거침없이 할 때 "그래도 국가원수인데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했다가 "같은 부산이라고 (노통은 진영인데...) 편드냐?" 면서 약간 티격태격했었던 기억이 났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아저씨, 그러면 지금 노통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15년 독재해서 경제성장 좀 이뤄놨다면 후세들은 기념관 세우는게 당연한 겁니까?" 했더니 아저씨는 허허 웃으시며 "박정희 기념관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어..." 하신다. 거기대고 나는 "왜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는 서로 쳐다보며 웃으며 끝이났다.

생각해보자, 박정희... 나는 도통 이해가 안된다. 리더십, 카리스마 있는 건 알겠는데 그 딸이라는 것이 아버지 후광을 등에 업고 떵떵거리는 꼴하며 정계 고위급 인사들이 찾아댕기며 절하는 장면들이란... 실미도 사건만 봐도 그렇다. 씨바... 코미디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것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법칙 중 하나라는 것을... '대의'라는 이름으로 그들은 그들의 실수를 정당화 시킨다. 당한 놈만 억울한거다. 암튼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라는 영화는 다시금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영화의 매력을 듬뿍 느끼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