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친구'로 흥행대박과 동시에 조폭신드롬, 사투리 신드롬을 일으킨 장본인임은 누구나 알지? 동건이 형아와 오성이 형아의 걸죽한 사투리도 가히 예술적이었다. 얼마전 곽 감독은 '챔피언'의 흥행에 실패하고 (거기 나오는 여자는 예술이었다...) 또 유오성과 진흙탕 싸움까지 했어야 하는 가히 우울한 사나이였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자신의 회상적 이야기인듯한 '똥개'를 가지고 다시 돌아왔다. 극장 바로 앞의 전광판에는 이런 말이... '4관 똥개 입장'... 나는 똥개가 되어 입장했다...
* MJK (밀양 주니어 클럽)
→ 고등학교를 못 마친 아그들이 만든 순수청년봉사단체라... 본인도 엊그제 몇몇 맘맞는 우인들과 PSK (부산 시니어 클럽)을 만들었지만 그건 뭐... 쌩쇼고... 암튼... 똥개가 MJK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주먹세계의 생활이 시작된다... 그 전에 학교선배가 자신의 똥개를 잡아먹은 사실을 알고 찾아가서는 싸우려고 폼잡는 그 순간 아버지 등장, "똥개야! 수갑찰래? 이 차 탈래?" 그 때 그 극도의 분노에 이른 정우성은 울먹이며 한 마디 대사를 내 뱉는다. "시발놈아~"... 캬~~~ 가히 부산 사나이만이 느낄 수 있는 페이소스의 결정체가 아닐 수 없다.
* "시발, 예리한 년"
→ 곽경택의 영화에서 여자는, 남자의 시다바리가 아니다. 그의 영화는 다분히 남성적이지만 거기 나오는 여성도 은근히 캐릭터가 강하다. 김기덕 감독처럼 여자를 창녀, 쓰레기 취급하지 않고 남성세계에 편입시켜 그 매력을 도출시킨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엄지원도 그렇지만 몇 장면 등장하지도 않는 홍지영의 캐릭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첫눈에 부산 출신임을 알 수 있었고 저 역할은 홍지영을 위해 만들었다 할만큼 제대로 된 옷을 입었다. 그 두 여자는 양념격이 아닌 영화의 한 축을 형성한다. (엄지원의 꿈은 '로데5거리'에서 커피전문점을 하는 거란다...)
* 총평
→'친구'와 '챔피언'을 합한 기교에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닌 소재로 관객에게 어필하는 곽경택 감독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마지막에 '품행제로'를 연상시키는 개싸움 장면에서의 카메라워크나 인물포착은 이 세상의 어떤 영화보다 훌륭했다. 품행제로에서의 충격적인 마지막 개싸움 장면은 관객을 홀딱 깨게 만들었지만 무언가 모르게 우리 속에서는 박수를 치고 있었고 '똥개'에서의 싸움 장면 또한 마찬가지다. 누구나 화끈하고 멋진 싸움 장면을 기대했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야인시대'의 긴또깡처럼 싸우는 놈 별로 없다. 그리고 긴또깡도 실제로는 개싸움의 달인이었다고 한다. '대박'을 기대할만큼 영화가 스페셜하지는 않다. 제목도 그냥 '똥개' 아닌가. 사실 감독과 스텝들도 '친구' 같은 대박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발판삼아 차기작은 아주 엄청난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암튼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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