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로 영화란다. 그래... 그럴 수 있다. 돈 많이 든 멜로 영화다. 멜로가 꼭 현재일 필요는 없다. SF와 멜로가 어울리지 않는 까닭은 말 안해도 알 것이다. 그런데 '리틀리 스캇'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는 인간과 사이보그가 감정적으로 교감을 한다. 획기적이다. 꼬맹이들이 태권 V 장난감의 팔이 부러지면 울음을 터트리는 그런 감성과 다를 바 없다. 관객 모두 눈치챘겠지만 민병천 감독 자신도 '블레이드 러너' 를 20번 넘게 봤고 차용해 왔다고 당당히 말을 한다. 지태 형아는 서린을 사랑한단다...
왜 사랑하는데?
→ 모두들 이런 질문을 한다. 유지태가 왜 서린에게 그렇게 목을 매냐고... 아니, 사이보그 제거 요원인 R이 왜 사이보그인 리아에게 그렇게 집착하냐고... 감독은 짜증을 낸다. "그걸... 씨바... 꼭 말로 해야되냐??" 하면서... 그래... 내 생각도 그렇다. 그걸 꼭 영화에서 나타내줘야 되나? 인간 대 사이보그가 아닌 남자 대 여자다. 지나가던 거지도 사랑할 수 있다. 뭘 그게 그리 궁금해서 추궁하듯 감독을 내 모는지 모르겠다. 할리우드 영화는 잘 용서하면서리...
요고 함 보자...
(R과 시온의 만남) 시나리오에는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이 언급된다. R은 MP 최고 요원이자 노마와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친구 사이다. R과 노마, 그리고 시온은 어린 시절 아주 잠깐이지만 모두 한 공간에서 있던 적이 있다. 시나리오의 첫 씬이 바로 이 장면이었는데, 여신상 앞에서 R과 노마가 뛰어 놀고 있고, 동시에 여신상을 두고 반대편에서 시온이 아빠와 함께 여신상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바람에 모자가 날려 시온 앞에 떨어지는데 시온이 그 모자를 주워서 R에게 건네준다. 석양 속에서 어린 R이 시온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고마워”라고 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이 장면이 너무 길어 감독은 잘라내기로 결심했다
(리아와의 만남) 리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년 전 사이보그 대학살이 진행되었을 때, R도 역시 사이보그들을 제거하는데 앞장 섰던 인물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R은 사이보그의 눈을 보면 총을 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친구 노마도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도망치던 사이보그들이 어느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들을 쫓아 들어간 R이 그 곳에서 리아를 처음으로 만난다. R은 사이보그 리아를 죽이려고 총구를 들이대지만 리아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R을 보며 환하게 웃기만 한다. 그 모습에 R도 리아에게 끌리게 되는 것. 이 역시 너무 쉽게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것을 우려한 감독이 과감하게 잘라냈다.
→ 3시간 40분 짜리 영화를 1시간 40분으로 난도질 했다. 아... 당근 얘기가 없을만하지... 이 정도 만들어 놓은 것도 참 용타...
한국 SF는...
→ 멀었다... 물론이지... 얼마나 했다고 할리우드를 따라가겠냐. 그렇다고 기술이 좋은 나라도 아니고... 하지만 우리는 이 영화에 '노력상'을 줘야한다. 본인의 게시판에도 간략하게 썼지만 영화가... 너무 어둡다... 스토리도 침침하고... 이런거... 맘에 안든다. 하지만 역시... 이런 영화는 봐야된다. '조폭 2' 같은 3류 '개' 쓰레기 영화를 하루 빨리 몰아내기 위해, 아니 그냥 바로 비디오로 출시되게 하는 그런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동 영화 'Natural City'를 보러 가야 할 것이라는 것이 본인 최후의 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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