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투리 맨으로서 사투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의 슈퍼 엽기 개오버 차태현의 사투리 원맨쑈를 보며 같이 봤던 사투리맨이랑 '우리가 저래?'라고 되내었었지... 그나마 곽경택 감독의 영화들은 완벽한 사투리를 구사한다. 이 영화 '황산벌'에서 사투리가 비슷하니마니 하는 논란은 별로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나마 TV에서 어설프게 따라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하지만 배우들의 트레이닝이 그렇게 안되나? 내 말은 노력여부다. 성의문제고... '도저히 안되던데요...' 하면 할 말 없고... 정우성하고 장동건은 되는데 다른 배우는 안되는 건가? 혹자는 사투리를 완전 잘 써버리면 서울넘들이 못 알아들으니 관객을 위한 배려라고 하는데... '친구'는 잘 알아 들어서 흥행대박이었나?
무언가... 부족한데...
→ 아이디어는 쓸만했다. 인정... 과연 진짜로 저랬을까... 하는.. 예전에 한 번쯤 생각해 봤음직한... 그게 영화화되니 꿈★은 이루어진거다. 근데 욕 넘 많이 하더라.. 15세 관람가가 의문스러울만치 욕 많이하더라... 오바스럽게... 아이디어도 좋고 캐스팅도 좋고 한데 뭔가가 부족한 느낌을... '황산벌'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보는 동안 재미없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고, 보고나서 걍... 허허.. 하는 무언가가 부족한 영화... 우리 나라 코믹영화의 고질병인 오바연기... 심형래식 오바연기가 이 영화에 간간히 나타났고 관객의 억지웃음을 유도하는 어설픈 유머가 몇 군데 삽입되어 있다. '거시기'를 소재로 택한 것 자체는 좋은데 너무 많이 해먹는다.
퓨전...
→ 꼬리아 역사에 엄청나게 큰 획을 그은 '황산벌 전투'를 그냥 코믹으로 처리해 버리기에는 제작진들이 무언가 찜찜했을 것이다. 죄 짓는 기분이 들었을 것이고.. 그러니 이해하기 힘들만치 장엄하고 진지한 전투장면과 계백의 마지막 장면들이 등장한다. 혼란스러워 하는 관객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제작진들의 의중을 충분히 이해한다. 코미디 영화라고 봤지만 계백과 김유신의 카리스마를 팍팍 느끼며 극장을 돌아서지 않았나. 코미디계의 대부격인 박중훈이 웃음 한 번 짓지 않고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대사하는 장면에서는 '박중훈' 이라는 배우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나아가 '계백장군'의 카리스마였으리라고 생각하게 한다. 그들이 실제로 이렇게 사투리를 쓰며 현대인들이 보면 배꼽잡는 상황을 연출했을지라도 그들은 그 시대적 상황에 충실한 것이었으며 현대인들은 절대 우리 조상들을 비웃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나타냈을 것이다. 그들은 고민했을 것이다... 이게 코미디야, 전쟁영화야? 그리고는, 그래! 퓨전으로 하자!!
대중영화
→ 키드캅을 연출하고는 제작자로 돌아서 '돈 벌다가' 감독으로 복귀한 이준익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역시 그는 이 세상의 모든 제작자들을 대변하듯 '돈 되는 영화를 만들어야 된다.'고 외치고 다닌다. 그래... 봐주자... 걔 돈 좀 벌게 해주자. 걔가 이거 벌어서 노름하겠니 투기하겠니, 또 영화 만들겠지. 그러니 봐주자고... 근데 준익이 형... 이게 그다지 돈 되는 영화는 아닌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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