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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10월 27일)

◆ 제작국가 : 한국
◆ 등급 : 15세 이상
◆ 상영시간 : 110 분
◆ 필름형태 : 35mm
◆ 장르 : 멜로
◆ 제작사 : 씨네2000
◆ 배급사 : 쇼박스

◆ 제작진 출연진
◆ 제작 : 이춘연
◆ 감독 : 박영훈
◆ 각본 : 변원미 / 송민호
◆ 촬영 : 김병일
◆ 음악 : 정재형
◆ 편집 : 경민호
◆ 미술 : 강승용

◆ 이병헌 --- 대진
◆ 이미연 --- 은수
◆ 이얼 --- 호진
◆ 박선영 --- 예주

개봉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일본 영화 '비밀' 고 그 소재가 같아서 일어난 논란인데 다름 아닌 '빙의' 현상이다. 아래 '비밀' review 에서 언급했으므로 굳이 다시 언급은 않겠다.

나도 그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중독' 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 논란이 모두 소모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중독' 에서는 결과적으로 '빙의'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것 아닌가. 어느 평론가가 얘기하듯이 맥거핀이 같을 뿐 표절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너무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비밀' 과 분위기도 확연히 틀리다. '비밀' 은 전체적으로 코믹스러우며 밝고 명랑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가 전개되지만 '중독' 은 차라리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두 영화가 각각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하겠다. 하지만 빙의 후 화단에 물을 주는 모습은 '비밀' 과 100% 흡사해서 씁슬하기도 했다.

이병헌의 연기가 볼만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에서의 연기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연은 썩 뛰어난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 뭐라 말하기 그렇지만 연기가 안정적으로 되었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와이키키 브라더스' 에서 분했던 이 얼의 연기도 괜찮았다. '빠다' 는 비중이 작아 뭐라 평가할 수도 없다.

조연출을 10년 동안 했던 박영훈 감독의 데뷔작이고 '오리온' 의 쇼박스가 처음으로 배급하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볼 만했지만 인물설정에는 약간의 문제가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이병헌은 엄청난 죄를 지은 것 아닌가. 그런데 '반전' 이전의 이병헌이 보여줬던 모습에는 전혀 그런 짓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반전의 크기를 크게하기 위해서 그렇게 설정했는지 몰라도 형과의 우애가 그렇게 깊던 사이인데 형의 죽음앞에서 그 엄청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이벤트 회사 스텝인 이미연은 일할 때는 똑 부러지게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는 이병헌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다. 너무도 쉽게. 물론 100원 짜리 동전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형이 모든 얘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섹스할 때 책상이 삐걱거려 동전 2개를 끼웠다." 라는 얘기까지 동생에게 했을까?

확실한 캐릭터 설정이 부족하고 모든 반전 영화가 그러하듯 몇 개의 헛점을 남겼지만 점점 조폭코드를 벗어나고 있는 국내 영화계의 노력이 가상하고 소재도 다양화 된다는데는 동감한다.

이 영화 '중독' 은 결국 볼 만한 영화이다.